2023년 부산 아트페어 후기

2023년 5월 4일부터 5월 7일까지 전시된 부산 아트페어를 다녀왔는데요. 많은 작품들 중에서 눈이 가는 작품을 위주로 해서 후기를 남기려고 합니다.

총평

우선 작년보다 각 갤러리별 전시 부수의 간격이 넓어서 관람객끼리 부딪히지 않고 쾌적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는 프리뷰 이후 첫날인 5월 5일에 방문했는데 그날 비바람이 너무 강한 날이라 관람객이 엄청 몰리지는 않았어요. 이번에는 사전 등록은 모바일로 하고 큐알코드로 입장이 가능해서 사전등록을 위한 대기줄은 아예 없었어요. 작품은 엄청 많았는데 물리적인 시간과 장시간 관람에 피로도가 쌓여 몰입감을 계속 유지할 수 없었던 점은 늘 아쉽지만 그래도 한 장소에서 다양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참으로 큰 것 같습니다. 저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국내 작가 작품을 위주로 소개를 해보려고 합니다.

부산 아트페어 전시 작품들

지금부터 제가 픽한 작품들을 함께 감상하시죠? 요즘 검정 스케치에 노란 물감만 사용하시는 청신 작가 작품도 실제로 보니 따뜻하고 모던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허달재 작가님의 한국화의 느낌이 나는 매화, 벚꽃 그림의 색상과 질감이 따뜻하고 온기가 있어서 좋았어요.

구도와 스케치, 색상이 정해진 규격대로 각 잡혀있는데 묘하게 작품을 더 들여다 보게 만들었던 안두진 작가님 작품,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직관은 처음이었던 윤병락 작가님의 사과 그림은 실제로 보니 실사 같아서 여러 번 들여다보게 되었고 특히나 중년 여성분들이 작품을 배경으로 사진으로 많이들 찍고 계셨던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저도 한컷 찍었다는 ㅎㅎㅎ

캔버스 위에 투톤으로 배경을 거칠게 해서 질감과 색상을 표현해서 자세히 보면 더 매력적이었던 그림이었어요. 반미령 작가님의 그림을 들여다보면 배경도 멋진데 주인공으로 있는 정물, 꽃과 화분도 참 멋지게 표현되었더라구요.

색상과 패턴이 멋져서 눈길을 사로잡았던 심봉민 작가님과 유선태 작님의 작품이 좋았어요. 화려한데 질리지 않는 그림이었던 거 같애요.

유화느낌도 나고 유럽의 중세시대 그림을 보는 기분도 들었던 작품들이었는데, 눈, 코, 입을 자세히 그리지 않고 순간적인 동작과 정적인 장면을 중심으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색상은 화려하거나 채도가 높지는 않아서 아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윤상윤 작가의 그림이었어요.

일러스트 같기도 하고 눈에 띄는 색상이 노랑과 파랑이었는데 엄청 모던한 큰 그림 ~ 집 복도에 하나 걸고 싶었던 그림이었어요. 인물의 큼직한 동작도 역동적으로 느껴져서 보고 있음 힘이 생기는 백윤조 작가님의 작품이 좋았습니다. 변웅필 작가님의 작품도 인상적이었는데 일단 색상이 파스텔톤은 아닌데 따뜻하고 포용감 있는 느낌을 자아내고 인물의 표정이 모나리자처럼 인자한 느낌도 주면 신비로운 느낌도 들어서 좋았던 거 같아요.

안봉균 작가의 작품은 가까이서 한참을 봤었는데요. 뭔가 좀 힐링이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세상에 혼자인 현대인을 표현한 거 같기도 하고 혼자서 묵묵히 자기 갈길을 가는 뚝심과 여유가 느껴져서 좋더라고요. 두껍고 거칠한 표현에 패턴을 넣고 색상을 넣고 소라가 마치 달팽이처럼 기어서 움직이는 동선은 원톤으로 표현해서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작품을 돋보이게 하더라고요.

어떻게 무지개를 저렇게 멋지게 표현했을까요? 수묵담재화와 컬러풀하고 은은한 무지개의 조합이라고 할까요? 신비로운 그림이었어요. 전혀 안 어울릴 거 같은 색상을 멋지게 표현하신 조해영 작가님 작품 좋았어요. 저는 따뜻한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그림을 좋아하는데 오순환 작가님 작품은 보자마자 따뜻한 느낌을 바로 받았어요. 따뜻한 파스텔톤과 몽환적인 색상을 사용해서 행복, 즐거움이란 감정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채색이 적절하게 콜라보된 수묵담채화느낌인데 세밀하게 잘 표현된 그림이었어요. 조은 작가님의 작품이었는데요. 바다의 물색도 너무 이뻤고 나무와 집,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까지 너무 멋지게 그려진 퓨전 한국화같앴어요. 개인적으로 한국화 느낌이 나는 작품도 참 좋아하는데 이 그림 진짜 멋졌습니다.

색상이 아주 유니크해서 단번에 이제 알아볼 수 있을 거 같아요. 정지윤 작가님의 작품인데요. 어떻게 이런 색상을 농도있게 조절하셔서 그림을 그리셨을까요? 색상이 주는 느낌이 참 독특한 거 같애요. 그레이랑 다르게 우울하지도 않고 사람을 차분히 만들고 도회적인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이정은 작가님의 그림 역시 동양화의 느낌이 물씬 나는 작품을 그리셨더라고요. 수국과 고양이, 화병을 자세히 봤는데 감탄이 느껴졌어요. 너무 세밀하게 정성을 쏟은 게 보여서요. 다른 작품도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허찬미 작가님의 정물화를 한참 들여다봤는데 정물화 중에 이렇게 눈길이 많이 가는 작품은 드물었어요. 터치감이나 색상, 여백 모두 멋진 작품이었어요.

gosces님의 작품에는 빨간딱지가 많이 붙어 있어서 첨엔 판화인가 했었는데 바탕을 여러 개 작업해서 동일하게 판매가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색상과 입체감 있는 인물과 배경이 독특했는데요. 물감을 레이어드 하신 거 같은데 담에 기회가 된다면 작품 하시는 것도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이프레스 나무와 하늘색이 너무너무 이뻐서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관심 항목에 두고 좀 더 보려고요.

이은지 작가 작품의 그림 역시 따뜻한 색상으로 그린 나무, 꽃, 들판, 바다가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보고 있으면 기분이 저절로 좋아지는 작품이 많았어요.

고흐의 인상주의 기법이 연상되기도 하는 김성호 작가님의 작품인데요. 세밀하지는 않지만 그 형태나 빛이 너무나 더 강렬하게 와닿는 야경이 진짜 멋진 그림이었어요.

한옥이 생각나는 김덕용 작가님 작품은 고즈넉하게 한옥 마루에 누워서 감상하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어요. 나무 같은 질감도 입체적으로 잘 표현해서 더더욱 고풍스러워 보이는 작품이었어요. 따뜻하고 빛을 온화하게 표현한 김민송 작가님의 작품도 좋았어요. 보통 선인장을 많이 그리시는데 이번에 본 작품에는 나무 그림도 있어서 새롭더라고요.